영화 속 그 책 :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 존재와 무(L'Etre et le néant) :: 아이보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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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속 그 책 :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 존재와 무(L'Etre et le néant)
    문학 literature 2023. 5. 12. 17:40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Mrs. Harris Goes to Paris)'의
    사르트르 '존재와 무 L'Etre et le néant'

     

    2022년 개봉하고 netflix에 최근 공개된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Mrs. Harris Goes to Paris)"는 한 여성이 처음 꿈을 갖게 되면서 파리를 여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줄거리 (네이버 영화 정보)

    1957년 런던, 전쟁에 나간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살고 있는 해리스는 청소부로 일하던 가정집 부인의 값비싼 디올 드레스를 발견하고 아름다움에 빠진다. 이후 오랜 시간 기다려온 남편의 전사 소식을 듣게 된 해리스는 이제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벌어온 돈을 모아 막연히 꿈만 꾸었던 디올 드레스를 사기 위해 파리 여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도 잠시, 파리의 디올 매장에서 무시를 당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되는데...

     

    첫 번째 주인공, 해리스 부인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 1950년대의 런던과 파리가 배경입니다. 주인공 해리스 부인은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청소부 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죠. 그 일을 잘 해내고 있는 중에 남편이 이미 몇 해 전에 사망했고 전사처리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돌아오지 않던 남편을 막연하게 기다려온 해리스는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살아보기로 합니다. 자신을 위로하는 친구에게 이제 나는 자유가 되었다는 얘기는 남편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아내에서 적극적인 '나'로 살기로 한 것이죠.

     

    그때 아름다운 드레스를 발견합니다. 한눈에 봐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드레스는 해리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해온 일을 더욱더 최선을 다하도록 동력이 됩니다. 조금이라도 더 벌고자 적극적으로 구직을 하고, 자신의 발 앞에 있던 귀걸이는 경찰서를 통해 돌려줄 방법을 찾습니다. 자신의 임금을 제때에 주지 않는 고용주에게 빨리 지불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고요. 해리스의 이런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직한 삶의 태도가 인상적입니다. 이런 해리스의 삶에 대한 태도는 파리에 가서도 드러납니다. 만나는 사람과 일어난 상황에 선한 영향력을 끼칩니다. 파리에서만큼은 청소부 해리스가 아닌 그 자신으로서 말입니다.

     

    두 번째 주인공, 포벨과 나타샤

    포벨은 프랑스 명품 크리스찬 디올의 회계 담당자입니다. 해리스가 디올 하우스에 도착한 후 하우스 총괄 디렉터인 콜베르에게 무시를 당할 때 샤사뉴 백작과 함께 해리스를 도와주죠.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바로 살 수 있을 줄 알았던 해리스는 고객만을 위해 맞춤 제작이 원칙이라는 디올 측의 얘기에 당황합니다. 오랫동안 청소부 일을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파리에 머물 장소도 없었기 때문이죠. 이때 포벨은 자기 여동생 집이 비었다며 그 집에 머물 것을 제안합니다. 그 집에 가는 길에 등장하는 나탸샤의 책이 눈에 띕니다. 바로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의 "존재와 무 Being and Nothingness / L'Etre et le néant"입니다.

     

     

    나타샤는 모델 일을 하는 동안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진 자신과 자기 자신과의 괴리감으로 갈등 중이었죠. 그것은 포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재 디올에서 회계 담당만을 하기엔 현재 디올이 처한 상황이 답답합니다. 디렉터로서 새로운 비전으로 디올을 끌고 나가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머뭇거립니다. 이런 그는 나타샤가 "존재와 무"를 읽고 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포벨이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고 있다고 들었을 때 나타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낍니다. 

     

    세 번째 주인공, 사르트르

    2차 세계대전 후 런던과 파리를 오가는 해리스 부인, 파리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포벨과 나타샤를 보여주죠. 주인공들의 내적 고민과 자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해리스 부인은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 남을 위한 청소부가 아닌 스스로의 삶을 찾아가죠. 포벨과 나타샤도 각자 자기만의 방식과 방향으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로 합니다. 그 가운데 사르트르가 있습니다. 당시 일어났던 '실존주의' 철학에 중요한 텍스트인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구토' 등을 읽으며 포벨과 나타샤는 자기 자신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며 주체적인 존재로 살기로 하죠.

     

    첫 번째, 영화 속 '사르트르'의 개념이 등장하는 장면

     

    두 번째, 영화 속 '사르트르'의 개념이 등장하는 장면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존재와 무"는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가 1943년에 발표한 철학적인 저작물로, 개인적인 존재, 자유, 선택의 책임을 강조하는 존재주의(existentialism) 철학적 운동의 주요 텍스트 중 하나로 현재까지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은 독립적인 철학적 전통으로 여겨지지만, 그는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Being and Time")이라는 중요한 저작을 통해 실존주의 철학에 영향을 미쳤으며, 사르트르는 이 작품을 강력하게 받아들이고 재해석한 것입니다. 사르트르는 "그 자신을 위한 존재(Being-for-Itself)"에 대한 개념에 초점을 맞춥니다. 인간은 자기의식과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의식을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해 인식하는 무(Nothingness)의 형태로 묘사합니다. 사르트르는 의식의 본질을 탐구하며, 주관적이고 의도적인 성격을 강조합니다. 그는 "나쁜 믿음(Bad Faith)"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데, 이는 개인들이 자신의 자유와 그들이 하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기 속이기 전략을 의미합니다. 사르트르는 개인들이 자유를 완전히 받아들이고 존재를 소유하며, 진정성 있는 삶을 살기 위해 그들의 존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은 그 당시 젊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적 맥락과 사회적 변화로 인해 사르트르의 철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습니다. 이 시기에는 전통적인 가치와 기존의 사회 질서에 대한 의문과 불만이 커지고,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한 탐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실존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 선택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로 많은 사람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욕구에 부합했습니다. 사르트르는 인간의 존재를 자유로움과 선택의 연속으로 이해했고, 개인이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개념은 젊은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찾고, 현실에 대한 주체적인 통제력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사르트르는 실존주의를 통해 사회적 압박과 관습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그는 개인이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특히 사회적인 틀과 관습에 맞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존주의는 또한 예술과 문학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르트르는 예술을 통해 인간의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철학은 예술가와 작가들에게 자유로운 표현과 창작의 영감을 주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1957년이니 당시 이러한 사르트르의 영향을 잘 반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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